갑상선유두암 진단 D+365

내 일상의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처음에 제가 암이라는 걸 알았을 때는 블로그에 소통하는 이웃들이 꽤 많았고 주변 지인들도 갑상선암이었는데 수술 잘 받고 잘 지내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를 해줬는데 저는 보험이나 실비를 들어본 적이 없어서 그때 정말 떨리면서도 그 안에서 돈 걱정이 돼서 치료를 어떻게 수술비가 얼마나 드는지 아냐고 물어본 기억이 있는데 벌써 1년이 지났다.그땐…당연히 원망할 대상이 없으니 그저 막연하게 세상만 원망했던 것 같다.나처럼 힘들게 산 사람이 왜? 하필 내가?암이라는 걸 알게 되는 순간 동생이랑 있었는데 나는 큰딸이고 큰딸이라 충격적으로 받아서 몸이 떨리고 눈물이 나고 식욕도 떨어졌는데 그걸 다 숨기고 동생이랑 갈비 먹고 혼자 집에 가는 길에 울면서 다리에 힘이 빠져서 쓰러진 것도 지금도 너무 생생한 기억이다.진단 후 가족들의 무관심으로 인해 큰 상처를 입었고 아무리 예후가 좋다고 해도 암 수술인데 집에 아무 말 없이 혼자 수술을 받으러 입원해 있었다.어차피 병원비도 다 내가 내고… 그냥 좀 외로워도 차라리 나 혼자 있고 싶었다.코로나19 통합병동인데 수술 후 당분간 보호자가 드나들 수 있다며 담당 간호사가 보호자가 오느냐고 물었지만 오지 않겠다고 했다.보호자가 올지도 모른다는 말도 집에 하지 않았다.그 이유도 있고… 뭔가 아이가 암 수술 때문에 입원했는데 마음이 건강한 부모님이 어디 계실까 싶어 아무래도 수술이 끝나고 아파하는 걸 보여드리고 싶지도 않았고, 수술 당일에는 그날 교수님이 수술받는 환자 중 가장 어리다고 새벽부터 금식했는데 오후 2시가 예상 시간이었는데 늦어졌고 결국 저녁에 수술을 하게 돼 하루 종일 굶었다.수술 끝나고 회복실에서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을 때 정말 아프고 마취가 깨지도 않았는데 너무 아프다고 울면 누가 진통제를 더 놓겠다며 다시 잤는데 누가 일어나라고 스스로 움직여야 한다며 정신을 차리자 나는 병실에서 간호사들이 수술실에서 온 나를 옮기고 있었다.자리에 돌아와서는 생각보다 통증이 별로 없었고, 그 와중에도 배고픈 게 정말 어이가 없었다.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데 보호자가 없으니 새벽에 나 혼자 끙끙거리며 미리 사둔 간식을 냉장고에서 꺼내 소리가 나지 않게 조용히 겨우 먹었다.간호사님이 편의점에서 사오고 싶은 게 있으면 간호조무사님께 말씀드리면 된다고 했는데… 아무리 그래도 나보다 훨씬 어른인데 내가 환자라고 그런 것까지 부탁드리고 싶지 않아서 그냥 참았다.그리고 새벽부터 기도삽관 때문에 목이 정말 존12도 아팠고…TT 너무 아파서 이미 퇴원약으로 처방받은 게 있는데 미리 먹냐고 물어보고…죽을 먹냐고 물었을 때 저는 목찬이니까 당연히 밥이었는데, 그 이후로 목이 아파 죽으로 선택하지 않은 것을 정말 미친 듯이 후회했고…(당장 목이 아프지 않아도 수술 후 첫 식사는 다 죽으로 해 드세요…) 수술 다음날 아침 식사를 하기 전에는 신지로이드를 처음 먹었는데…신기해서 현자 타임이 왔다.아무리 작은 크기의 한 알이라도… 그래도 이걸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식전 공복에 평생 먹어야 한다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은 5년만 먹어보고 괜찮으면 약 끊자고 했지만 난 평생 먹을 각오중이야.) 퇴원하고 며칠은 집에 가서 자려고 했는데 체온조절이 전혀 안되서 3월 말 정도였는데 너무 추워서 원래 입던 옷에 후리스에 수면바지에 롱패딩까지 끼고 이불을 이중으로 뒤집어쓰고 벌벌 떨면서 자고 있었고 한동안은 정말 심하게 뒤척이다가 뭐할까 하다가 포기하고 그냥 누워있었던 것 같다.수술 후에 목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는 사람이 있어서 안 잘 때 한 번은 조심하긴 했고 걷는 게 좋다고 했는데 몸이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서 한동안은 그걸 생각도 못하고 있었고.수술 후 외래에서 교수님은 이제 괜찮다고 일을 시작해도 된다고 하셨는데… 저는 제 직업적 특성 때문에 복귀가 너무 무서웠다.치과에서 일하니까 방사선을 쓸 수밖에 없는데 극미량의 방사선이라고 알고 있는데 하루에 한두 번 노출되는 건 아니니까… 알면서도 무서울 수밖에 없다.그래도 갑자기 다른 걸 준비하기에는 자신이 없으니까 그냥 가려고 자꾸 시도하다가 실패하면.암 환자에게 충격으로 온다는 우울증은 나도 있었다.보통 2~3년 정도 간다고 했던 것 같은데… 나한테는 이게 항상 이렇지 않고 주기적으로 짧게 한 번씩 오는데 한 번 올 때마다 하루 종일 혼자 울어.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일상생활에서 아무 생각도 안 했는데 정말 갑자기 눈물이 줄줄 흘러 나조차도 당황하게 만드는 것이다.사람마다 차이는 있어도 보통 2~3년 간다니까 나는 이제 1~2년 정도 남았는데 내가 보기에는 다른 것보다 이걸 얼마나 잘 이겨내느냐가 관건인 것 같다.저처럼 세상의 단순한 긍정충도 이렇게 되는 걸 보면 이건 증말루 절대 가볍게 생각할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지난달 중순에도 외래 전 검사도 받고 외래도 갔는데 평소 검사와 좀 다른 일을 했다.제가 예전에 외래에서 몸이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씀드렸더니 부신 기능에 이상이 있을 수 있으니 추가로 검사를 해보자고 하셔서.그런데 부신 기능에는 전혀 문제가 없고 대신 스트레스 수치가 남들보다 훨씬 높게 나왔기 때문에 조절해야 한다고 너무 놀라고 당황하면서 말했다.현대인에게 스트레스 조절이 가장 힘들지 않을까요?아, 오래전에 간 외래에서 술을 마셔도 되냐고 물었더니 가볍게 한두 잔 정도라고 하더라.나는 알스가 아니라 술도 술자리도 좋아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한두 잔 마시면 너무 질릴 것 같아서 그날 이후에는 되도록 마시지 않으려고 했다.나 집에서는 원래 술 거의 안 마셨고 수술 받고 술집 간 거 진짜 한 손으로.거의 밥 먹으면서 반주 같은 느낌으로 한두 잔 마셨어…?근데 내가 이렇게 사는데 몇몇 사람들이 나중에 몸이 좋아지면 그때 강아지처럼 먹자고. 나중에 없던 갑상선이 갑자기 생기는 것도 아닌데 나중에… 그 얘기 들으면 너무 바보처럼 보여서 당황해서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냥 너한테 먹으라고 했어.담배는 원래 안 마셨고 술을 못 마시니까 모임에서 혼자 탄산을 넣었는데 알스가 아니었을 뿐이지 술을 마셔야 하는 알코올 중독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인생이 노잼이 됐지만 나름대로 적응하고 잘 살고 있다.그거 말고는… 헌혈도 이제 할 수 없다.완치 판정을 받았더라도 한 번 암 환자로 낙인찍힌 적이 있는 사람은 평생 헌혈을 할 수 없다고 한다.나 그래도 생각날 때마다 저혈압이 있는 게 좋으면 대가성 없는 헌혈을 몇 번 했는데 그래서 피가 부족하다고 문자가 오면 처음에는 그 문자를 보고도 슬퍼서 울었다.나는 이제 이런 것조차 할 수 없는 사람이구나 하고 생각했어.또 뭐가 있을까… 의지와 상관없이 무기력해져서 늘어나는 건 너무 알려진 내용이라서 굳이 저까지 말할 필요는… 그거 말고는… 교수님이 하루에 미역국을 두 그릇 이상 못 먹는다고 하신 거…?ㅎㅎㅎ 저는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것도 좀 문제였는데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 최대한 순간 의식하면서 살고 있고… 그리고 개인적으로 제일 큰 문제는 탈모였는데 뭔가 저만 이렇게 많이 빠지는 것 같아서 제일 아쉬운 부분, 처음에 제가 갑상선암이라 걸려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갑상선암이 무슨 암이냐고 해서 스트레스가 쌓였는데 다행히 요즘은 제 주변에 그런 사람이 없다.앞으로도 그러지 마세요. 정말 제발 부탁드립니다.그 말을 들으니 너무… 화도 나고 마음도 무너지고…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힘들어요.진단받고 수술받은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SNS에서 사람들이 암에 걸린다고 하는 것도 볼 때마다 기억하고 울었는데 이건 뭐 다들 너무 많이 쓰니까 일일이 화낼 수도 없고 나도 익숙해질 것 같다.아무튼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1년을 버텨낸 나 최고. 해보니까 암환자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닌데 나는 좀 짱짱골인 것 같고 잘났으니까 수술까지 1년 되는 날 축하해야 해.그런데 완치 판정 기준이 5년이고 앞으로 4년이나 남았는데 어떻게 버텨…?wwwwww1년은 어떻게 버텼는데… 후… 앞으로 4년… ^^…하…생각할수록 기가 막힌다…

진단이 365일차, 수술은 267일차. 일찍 진단됐는데 대학병원은 간다고 바로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어쩐 일인지 3개월 정도 기다렸다.나는 수원 아주대학교병원 이정훈 교수님께 수술을 받았다.초음파 검사에서 오른쪽에 1.4cm 암이 있다고 해서 편절제술을 받고 오른쪽 갑상선과 전이된 오른쪽 림프선을 함께 절제했는데 실제 암 크기는 1.2cm 정도라고 한 것 같다.

진단이 365일차, 수술은 267일차. 일찍 진단됐는데 대학병원은 간다고 바로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어쩐 일인지 3개월 정도 기다렸다.나는 수원 아주대학교병원 이정훈 교수님께 수술을 받았다.초음파 검사에서 오른쪽에 1.4cm 암이 있다고 해서 편절제술을 받고 오른쪽 갑상선과 전이된 오른쪽 림프선을 함께 절제했는데 실제 암 크기는 1.2cm 정도라고 한 것 같다.

진단이 365일차, 수술은 267일차. 일찍 진단됐는데 대학병원은 간다고 바로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어쩐 일인지 3개월 정도 기다렸다.나는 수원 아주대학교병원 이정훈 교수님께 수술을 받았다.초음파 검사에서 오른쪽에 1.4cm 암이 있다고 해서 편절제술을 받고 오른쪽 갑상선과 전이된 오른쪽 림프선을 함께 절제했는데 실제 암 크기는 1.2cm 정도라고 한 것 같다.

첫 외래 때 받은 종이

작년 이맘때 전남 영광이었던 대배우님의 대답.수술후 적어도 6개월은 푹 쉬라고 누구보다 무리인 나, 아파서 쉬고 있는데 나 혼자만 늦는거 같아서 스트레스였어;수술후 적어도 6개월은 푹 쉬라고 누구보다 무리인 나, 아파서 쉬고 있는데 나 혼자만 늦는거 같아서 스트레스였어;’평생 후유증’ vs ‘불안’ 갑상선암 수술을 하든 말든 수술을 하지 않든 일반인과 생존율이 비슷해 일상생활에 거의 지장이 없는 갑상선암 수술 여부를 놓고 의사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핵심은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 삶의 질이다. 당장 수술할 필요가 없다면 수술 후 갑상선 기능 저하를 막기 위해 평생 호르몬제를 복용해야.www.seoul.co.kr’평생 후유증’ vs ‘불안’ 갑상선암 수술을 하든 말든 수술을 하지 않든 일반인과 생존율이 비슷해 일상생활에 거의 지장이 없는 갑상선암 수술 여부를 놓고 의사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핵심은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 삶의 질이다. 당장 수술할 필요가 없다면 수술 후 갑상선 기능 저하를 막기 위해 평생 호르몬제를 복용해야.www.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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