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쓰면 오히려 재발하고 목이 부었을 때 편도염 인후염 약

진통소염제 항생제 거담제 스테로이드제 등의 부작용 중 기혈진액을 빨리 소진시키고 목 안의 점막을 건조시키기 때문에 잠시 염증이 줄어들었다가 점막이 얇아졌다가 다시 재감염되며 목이 부었을 때 자주 편도염약이나 인후염약을 사용하게 되면 오히려 좋지 않다. 이런 약을 자주 사용하면 염증을 바로 없애는 효과가 있고 증상은 줄어들지만 그 부작용으로 목 점막이 건조해지고 엷어진다.

그래서 염증이 사라진 뒤에도 다시 목 점막이 건조해지고 균열이 잘 생긴다. 그러다 그 틈에 다시 외부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침투가 쉬워졌다가 다시 재감염되고 얼마 후 다시 목이 아픈 상황이 반복된다.

그래서 환자들 중에는 ‘저는 1년 내내 편도염을 달고 살아요. 약을 먹어도 며칠만 더 나아지면 또 그래요. 그리고 지금은 약을 먹어도 좀처럼 회복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잘 낫지 않습니다라고 호소하기도 한다.

목에 염증이나 부종이 왜 생기는 걸까. 인후염, 편도염 등의 진단명에서 알 수 있듯이 대부분은 목에 생긴 염증반응을 원인으로 한다. 그래서 목이 부었을 때 치료 방법은 어떻게든 목에 생긴 염증을 없애는 것이다.

따라서 서양의학적으로는 편도염약이나 인후염약으로 진통소염제나 항생제, 스테로이드제 등 염증을 빨리 제거하는 효과가 높은 약 위주로 쓰이게 된다.

따라서 염증이 나으면 붓던 목도 한결 편해진다. 감기로 인한 염증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환자 중에는 감기병이 아닌데도 못이 잘 부어 이런 약을 쓰면 조금이라도 효과가 있었지만 다시 재발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온몸의 컨디션이 조금이라도 나빠지면 목에서 나쁜 신호가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처음에는 이런 염증을 없애는 약으로 효과가 있지만 나중에 바로 재발하거나 아니면 아예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때로는 이런 염증을 없애는 약을 먹으면 소화가 안 되거나 속이 쓰리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 계속 복용하기 어렵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확실히 목이 붓고 아픈 것은 염증 때문이며 이런 염증을 없애는 데 탁월한 약을 먹어도 왜 낫지 않을까.

물론 이런 약을 먹으면 염증이 금방 줄어드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 약들은 염증만 골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목 내부 표면을 덮고 있는 점막 조직을 동시에 건조시킨다.

이런 입 안이나 편도, 목 안, 기관지 내부를 덮고 있는 투명한 점막 조직이 튼튼해야 외부 공기나 음식물 등을 통해 유입되는 각종 세균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감기약, 가래약, 항생제, 스테로이드제, 진통소염제 같은 약물은 염증을 빠르게 해주지만 동시에 목 점막이나 침 등을 건조시켜 버린다.

따라서 염증이 낫고 점막도 어느 정도 손상을 입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손상된 점막이 빨리 회복되지 않으면 그 사이에 새로운 세균과 바이러스가 다시 침투하게 된다.

사람은 항상 음식과 공기를 위장이나 폐로 마시게 되기 때문에 항상 외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몸통이나 손발의 피부조직과 마찬가지로 입 안이나 목 안, 기관지 내부는 점막이 윤기가 나고 튼튼해야 한다.

그러나 점막이 점점 약해지면 건조해지고 건조해지면 쪼그라들고 오그라드는 과정에서 균열이 생기고 그 갈라진 틈을 통해 새로운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다시 염증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때문에 환자 중에는 편도염이나 인후염 때문에 장시간 약을 먹어도 별 효과가 없고 1년 내내 계속 먹거나 조금만 몸이 피곤해 체력적으로 무리해도 금방 목이 붓는 경우도 많다.

이 밖에도 목의 염증이 잘 생기고 잘 붓는 경우엔 이런 염증만 빨리 없애는 것이 관건은 아니다. 자주 재발되는 만성 염증은 점막이 약해지는 수비적 원인이 더 크게 작용한다.

예를 들어 흡연이나 음주, 카페인 과다 섭취도 목 점막을 빨리 건조시킨다. 수면제와 우울증제, 신경안정제 등도 갈증이나 구강건조증을 자주 유발한다.

이 약들은 뇌중추신경계에 직접 작용하는 과정에서 전신의 기혈진액을 빨리 소진시켜 재생 속도를 더디게 하는 부작용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신과 약을 오래 먹은 환자 중 상당수가 항상 입이 마르거나 안구 건조증, 모발 건조증 같은 증상을 함께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원인이 따로 있기 때문에 점막이 다시 약해졌다가 재감염되면서 염증 반응이 다시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염증을 없애는 독약을 계속 퍼붓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금세 염증이 없어질 듯하다가 다시 점막이나 기혈진액이 약해지면 점막의 재생속도가 늦어져 다시 재감염되는 악순환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너무 자주 목이 부었을 때의 신경쇠약이나 전신쇠약 문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신쇠약은 말 그대로 온몸의 기력이 너무 약해진 경우다. 이렇게 되면 몸 안의 피부나 손톱, 머리카락, 침, 눈물 등 몸에 필요한 다양한 조직의 재생산이 늦어진다.

그러다 보니 피부도 건조해지고 거칠어지고 목 점막도 건조해지고 거칠어진다. 이 때문에 외부 공기나 음식에 포함된 세균 바이러스의 침투 확률이 높아지고 목구멍에서 염증 반응이 일어나기 쉽다.

주로 만성피로 누적, 수면부족, 영양부족, 큰 수술 후 기력미복, 독약의 장기 사용 등으로 기혈진액이 부족해 전신 쇠약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목 점막을 빨리 재생산하지 못하면 목의 염증 반응이 오래 지속된다.

그리고 신경쇠약의 원인도 있다. 꽃병이나 불안신경증 증상과 함께 주로 나타난다. 주로 일상에서 어떤 불안 긴장 걱정 걱정 분노 등의 정서가 누적되면 뇌의 과부하와 자율신경 과민반응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자율신경이 과민해지면 온몸의 기혈진액이나 점막의 소모속도가 빨라져 재생산 속도는 느려진다. 사람이 불안이나 초조함을 느낄 때 흔히 입안이 바짝바짝 타들어 가는 것 같다고 표현하는 것도 이런 원리다.

30대 여성 A 씨도 그런 사례다. A 씨는 4년째 대학 강사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데 강의를 조금 계속하다 보면 목이 계속 부어오른다. 처음엔 이비인후과에서 약을 먹고는 금방 좋아졌다.

하지만 점점 약을 먹는 횟수가 길어지면서 나중에는 약을 먹어도 좀처럼 낫지 않는 상황이 반복됐다. 처음엔 약한 진통소염제를 썼지만 약효가 떨어지면서 이제는 스테로이드제와 항생제까지 함께 쓰고 있다.

그래도 낫기 어렵거나 조금 적어도 조금만 무리하면 금세 다시 재발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었다. 이 때문에 강의할 때도 점점 신중해진다고 하소연한다.

A 씨가 목이 이렇게 쉽게 붓고 낫지 않는 원인도 신경쇠약으로 인한 목 점막 약화가 원인이었다. 단지 염증 치료만 하고도 낫지 않았던 이유다.

A 씨의 경우 꽃병과 불안신경증의 원인이 함께 있었다. A 씨는 아직 전임교수 발령을 받지 않았고 여기저기서 대학을 다니며 강의를 하고 있어 신분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대학 측으로부터 푸대접을 받거나 교수 논문을 대신 써야 하는 등 여러 가지 부당한 상황을 겪으면서도 마음을 다잡고 견뎌내야 하는 상황이 계속돼 온 것이다.

그리고 교수직 면접에서 탈락하는 일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스트레스도 많았던 상황이다. 그러다가 꽃병과 불안신경증이 함께 찾아온 경우다.

A 씨 같은 경우는 목의 염증 치료뿐 아니라 어떻게든 목 점막을 더 튼튼하게 하는 수비적인 치료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점막이 재생되는 원천이 되는 기혈진액의 재생산도 중요하다.

A 씨의 경우 점막과 기혈진액을 보강하는 한약과 자율신경을 안정시켜 점막이 빨리 건조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한약을 함께 처방한 경우다. 굳이 목의 염증을 없애는 약은 쓰지 않았다.

그래도 A씨는 한 달 뒤 치료에도 목 상태가 예전보다 50% 정도는 안정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육안으로 보이는 것이 염증이라고 해서 무조건 염증만 없애본다는 치료는 근본 원인을 그대로 남겨두고 다시 재감염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한다. 염증보다 점막을 강화하는 수비적 치료가 오히려 염증약을 쓰지 않아도 염증이 빨리 해소되는 비결도 된다.

글/한의사 강영혁(경희 심자리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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