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연일 이야기하는 애플 폴더블폰.
안토니오 드 로사라는 디자이너가 작업한 콘셉트 디자인인데, 이것이 마치 애플 공식 발표라도 되는 것처럼-심지어 이 디자이너는 애플 소속도 아니다-논란받는 것이 조금 혼란스럽긴 하다.
기존에도 애플 컨셉 디자인을 즐겨 제작한 디자이너라 주목받는 건 이해하지만 여기서 좀 생각해 볼 만한 게-과연 애플이 폴더블폰을 내놓을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애플은 폴더블폰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UX적인 측면에서 애플은 폴더블폰을 출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좌측부터 모토로라 다이너택 8000x, 마이크로택 9800X, 스타택 8500
이들 제품은 모두 모토로라가 처음 선보인 상용 휴대폰, 플립폰, 폴더폰이다.첫 상용전화를 보면 볼 수 있는 상당한 크기를 자랑한다.이 정도 크기면 사실 무전기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크다.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배터리 크기도 줄어들고 전반적인 기기 크기가 점점 작아지지만 여전히 인체공학적으로 마이크가 입 가까이에 있어야 통화품질이 보장되기 때문에 접었다 펴는 방식으로 기기 크기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진화해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폴더블의 의미는 바로 이런 면에서 존재했던 것이다.사람 몸에 맞추려면 일정 사이즈가 필요한데 지금은 그나마 마이크 성능도 개선됐기 때문에 어느 정도 거리가 있어도 음성이 잘 전달되지만 당시 기술로는 최대한 입 근처에 송화기-마이크가 위치해 있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사람들이 단순히 전화만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화면을 터치한다는 개념으로 바뀌면서 폴더블의 의미가 사라졌다.
- 전화가 온다 2. 접혀있던 휴대폰을 연다 3. 착신버튼을 누른다(또는 전화를 끊는다) 4. 얼굴에 대고 전화를 받는다.이렇게 총 4단계의 과정을 통해 전화를 받던 것이 이제 스마트폰 시대가 오고 1. 전화가 온다.2. 화면을 확인하고 착신 여부를 결정한다.3. 얼굴에 대고 바로 받는 이처럼 1단계가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사용자가 취해야 할 행동 하나를 줄인 것이다.UX적으로 폴더블폰보다 스마트폰이 편의성이 높아지는 부분이 이런 부분이다.통화가 끝나고도 그만둬야 하는 과정이 하나 줄어들게 된다.
- 2) 내구성에 대한 문제가 남아 있다
- 아직 폴더블폰의 내구성은 완벽하게 해소된 영역은 아니다. 첫 번째 폴더블이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삼성을 비롯한 많은 휴대폰 제작사들이 앞다퉈 제작을 시도했지만 여전히 이것이 과연 얼마나 버텨줄까 하는 의문이 들고 실제로 화면에 주름이 생긴다는 것은 사용자마다 허용할 수 있는지가 크게 갈릴 것이다.사용자에게 주름은 어쩔 수 없다고 일일이 호소할 수도 없고, 아마 베타테스터가 되기를 지원하는 사용자를 기대하는 측면이 있다.
- 그리고 그로 인해 생기는 수많은 사소한 AS 요소를 감수하더라도 폴더블폰이 애플의 이미지나 매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인가 하는 것도 중요한 결정 요소가 될 것이다. 그런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굳이 애플이 폴더블폰을 내놓을까.어떻게 보면 애플이 반드시 폴더블폰을 출시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아마 삼성의 시각으로 보인다. 결국 경쟁자가 있어야 제품이 더 돋보일 수 있으니까.
- 삼성 입장에서는 애플이 폴더블폰을 내놓아야 자사 제품 홍보에도 더욱 탄력이 붙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과연 이래저래 현재 애플이 폴더블폰을 내놓을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물론 절대 내놓을 리가 없다는 말은 할 수 없다.언제든 시장 상황에 따라 이런 판단은 달라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어쩌면 나중에 내놓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지금은 아니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