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시 5세 여아 실종사건 수사에 프로파일러로 투입된 전북경찰청 형사과 과학수사계 박주호 경위(50)는 해군본부 수사관 출신으로 수사 경력만 20년이 훌쩍 넘는 잔뼈가 굵은 베테랑으로 꼽힌다.


경찰 범죄심리분석관 특별채용 2기로 12년간 수많은 전국 단위의 사건에 투입된 그는 국내 유일의 법최면 전문 수사관이랍니다.
프로파일러 박주호 씨는 악마를 상대하려면 제가 악마가 돼야 해요. 그래야 피의자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 경위는 원래 군인이었지만 해군본부 수사단에서 14년간 군과 관련된 수사를 벌여왔습니다. 하지만 그의 꿈은 경찰이었어요. 그러던 중 2004년에 미국의 ‘FBI 심리분석관’이라는 책을 통해 프로파일러의 꿈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책은 연쇄살인마와의 심리전을 통해 피의자를 특정해 검거하는 내용이었다”며 “처음 책을 접할 때 충격 그 자체였고 또 다른 꿈을 꾸기 시작했다”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그러던 중 전국에 공포와 충격을 안겼던 정남규 연쇄살인 사건이 터진 뒤 경찰청 범죄행동분석 2기 프로파일러 특채로 경찰생활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그에게 경찰 생활은 순조롭지 않았습니다. 프로파일링을 통해 범죄 성향을 분석했는데 오차 범위가 컸어요. 학문적 지식은 있었지만 실전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인데, 그래서 박 경부의 분석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는 형사들과의 마찰도 있었습니다.

박 경위는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많은 사건을 현장에서 보고 추론하면서 사건을 해결한 결과 오차범위가 줄었다”며 “지금은 형사들이 많은 도움을 요청한다”고 말했습니다.
프로파일러는 일반 사건과 달리 엽기 살인 현장을 주로 접하고 살인 피의자를 만나 장시간 인터뷰를 통해 범행 수법을 직·간접적으로 듣는데, 이런 과정을 거쳐 프로파일러는 “악마를 상대하면서 내가 악마로 변할 수도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그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박 경위는 TV 드라마 ‘시그널’ 출연진에게 역할 설정과 관련해 도와주기도 했습니다.
그는 “드라마 촬영 당시 프로파일러 역을 맡은 이재훈씨가 평소 프로파일러들이 일반 사건에 대한 태도와 생각 등을 많이 물었다”며 “연기를 통해 조금이라도 프로파일러의 고충을 알린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프로파일러를 꿈꾸는 미래 후배들에게도 격려의 말을 전했습니다.
박 경위는 “경찰 수사에 ‘만능의 열쇠’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목수가 못을 박을 때는 망치, 판자를 자를 때는 톱을 꺼내듯 프로파일러도 개별 상황에 적절한 기법을 그때그때 꺼내 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최면 수사도 프로파일러의 연장통 중 수많은 도구 중 하나임을 의미합니다.
박 경위는 “나는 늦은 나이인 37세에 경찰이 됐지만 지난 12년간 꿈을 포기하지 않아 가능했다. 꿈을 꾸었다면 그 꿈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정진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