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각박한 세상은 오늘도 우리를 괴롭히지만 간간이 들려오는 이야기는 그래도 살 만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코로나19 이후 일상생활은 조금 제한적이고 번잡해졌지만 이 혼돈 속에서도 인류애는 지속적으로 다양한 스타들의 미담을 통해 충전되고 있다.
영웅무비에서 영웅으로 활약한 배우들은 영화 밖 현실세계에서도 훈훈한 스토리를 전달하지만 스크린 속뿐만 아니라 가정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계속 도와 온정의 손길을 뻗치고 있는 진짜 영웅들의 미담을 정리해 본다.1. 크리스 에반스
최근 화제가 된 영웅은 캡틴 아메리카 역을 맡아 MCU의 간판스타 역할을 톡톡히 해낸 크리스 에반스다. 크리스 에번스는 이달 초 여동생을 덮친 맹견의 공격을 온몸으로 막아 동생의 목숨을 구하고 자신은 90바늘이나 꿰매야 할 정도로 크게 다친 소년에게 영상편지를 보냈는데 블리더 워커라는 소년에게 크리스 에번스는 직접 너는 진짜 영웅이라며 계속 그런 사람으로 살아가라는 내용이었다.
에반스는 브리저에게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 촬영 당시 실제 사용했던 캡틴 아메리카 방패를 선물하겠다고 약속했다. 그야말로 영웅적인 용기를 낸 소년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선물이 아니었을까.
크리스 에번스는 이전에도 어린이 병원을 찾아 아픈 아이들을 위로하고 선물을 전달하는 등 훈훈한 소식을 종종 전해왔지만 2015년 2월에는 스타로드와 트위터로 벌인 슈퍼볼 승부도 화제가 됐다.
플래트는 시애틀 시호크의 팬이고, 에반스는 패트리어츠의 팬이었는데, 슈퍼볼에서 서로의 팀이 우승하면 히어로 코스튬을 입고 어린이 병원을 찾기로 한 것이다. 결과는 패트리어트의 우승이었고, 크리스 플래트는 약속대로 스타로드 코스튬을 입고 병원을 찾아 어린 환자들을 위로하고 선물도 전했다. 에반스도 이 자리에 함께 어울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인 패트리어츠 유니폼을 선물하기도 했다고.
에번스는 내기에서 이겼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도 캡틴 아메리카 유니폼을 입고 시애틀 아동병원을 찾아 어린 팬들을 만났으니 팬들로서는 이들의 내기가 윈윈이 된 셈일 것이다.2. 톰 홀랜드
톰 홀랜드는 지난 여름 자신이 주연한 영화 ‘스파이더맨: 파프롬 홈’ 공식 홍보행사 참석차 내한했는데, 공식 기자회견과 인터뷰 등 행사 소화는 물론 서울대병원 어린이병동을 방문해 어린이 환자들을 위로하고 갔다는 소식이 전해져 훈훈한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서울대병원의 어린이병동 방문은 기존 계획에 없던 일로 톰 홀랜드 씨가 직접 더 뜻깊은 일을 하고 싶다고 해 관계자의 소문으로 갑작스럽게 결정된 일이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당시 공식적인 보도가 나오지 않다가 방문 후 어린이병동에서 톰 홀랜드 씨를 만난 팬들의 증언을 통해 밝혀졌다. 관계자는 영화 홍보 차원으로 비칠 수 있어 비공식 일정으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파이더맨 코스튬을 입고 직접 방문해 병동 어린이 환자들과 촬영까지 한 것은 물론 준비해 온 선물을 전달하는 등 파워풀한 팬서비스를 선보이고 돌아온 톰 홀랜드 소식은 많은 팬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3. 베네딕트 캄버 배치
잘생김을 연기한다는 그 배우, 셜록에서 만나 닥터가 된 그 배우 베네딕트 캄버 배치는 조금 다른 미담을 전한 바 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유일하게 미래를 본 인물로 활약한 직후인 2018년 여름 런던에서 아내와 함께 이동하던 중 배달원을 폭행하는 불량배를 목격하고 주저 없이 달려가 이들을 붙잡아 경찰에 넘긴 것이다.
폭행을 당한 배달부와 그가 부인과 함께 타고 있던 우버 운전사의 증언에 따르면 베네딕트 캄버배치는 사건 현장을 목격하자마자 주저 없이 차에서 내려 범인들은 뒤쫓아 4명 중 2명을 잡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가해자들의 저항은 상당히 강한 편이었지만 베네딕트 캄버 배치는 다행히 어디에도 상처를 입지 않았고 배달원들은 증언과 함께 캄버 배치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현실세계에서는 소살라 슈프림으로서의 마법을 사용할 수 없지만 마법보다 더 가치 있는 용기와 정의가 살아있는 사건임에 틀림없었다.4) 스칼렛 요한슨
어벤져스 원년 멤버이자 쉴드의 가장 강력한 요원의 한 사람으로서 오랜 세월 활약해 온 그녀, ‘블랙 위도우’ 스칼렛 요한슨도 선행 못지 않은 MCU가 출범했을 당시 원년 멤버 중 가장 강력하고 다채로운 필모그래피의 소유자이기도 했던 스칼렛 요한슨은 2007년부터 인도와 스리랑카를 방문해 극빈층 어린이들을 도왔으며, 자원봉사 활동을 한 것도 함께한 바 있다.
같은 해 10월에는 스리랑카의 학교에 거액의 기부금을 전달했고, 이듬해인 2008년에는 난민구호단체 옥스팜에 기부하기도 했으며, 이때 기부금 모금을 위해 이베이에 자신과 20분간 데이트할 기회를 경매에 부치기도 했다. 무려 4만100달러에 낙찰되었다고 하며, 전액 기부금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2010년에는 아이티 지진으로 고통받는 난민들을 구하기 위해 직접 디자인한 가방을 전시했는데, 아이티의 전통적인 지도 제작법을 인쇄한 이 가방의 수익금도 지원기금으로 전액 사용됐다.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에이즈 확산 방지 및 퇴치 기금 마련을 위한 캠페인인 레드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르완다를 방문하는 등 활발한 선행 및 봉사활동을 해왔지만 의식 있는 소비와 더 많은 사람을 돕기 위한 인류애 증진에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는 배우 중 하나다.5) 톰 히들스턴
빌런 같은 영웅 같은 매력적인 개구쟁이 록키 톰 히들스턴도 글로벌 구호단체 유니세프 영국위원회 친선대사로 활동하며 위험하고 소외된 어린이들의 교육 받을 권리를 위한 캠페인을 솔선수범했다.
톰 히들스턴은 자신이 네 살 때의 사진을 공개하면서 “학교는 친구를 만나고, 선생님을 만나고, 보호시설이자 안정 또는 희망의 공간”이라며 “아이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동등한 교육의 권리를 누려야 한다”고 말했다. 캠페인이 집중된 것은 내전과 분쟁 등으로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전 세계 어린이들을 돕는 일이다.
유니세프의 주도 하에 2016년부터 진행되어 온 Emergency Lessons 캠페인은 전 세계인이 서로의 학창시절 사진을 공유하고,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가 동등하게 주어져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알려주고, 기회를 박탈당한 아이들에게 교육받을 권리를 되돌려주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톰 히들스턴도 지속적으로 캠페인에 참여하며 활발한 선행을 펼치고 있다는 사실.6) 크리스 헴스워스
인류의 보물이나 다름없다는 근육질의 소유자 크리스 헴스워스도 구호활동에 거액을 기부했다고 한 감독이 전했다. 올해 초 크리스 헴스워스의 모국인 호주에 무려 5개월이나 계속된 대형 산불로 피해 규모가 커지자 무려 10만 명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지만 크리스 헴스워스가 소방관과 자선단체를 돕기 위해 무려 11억원에 이르는 거액을 기부한 것이다.
크리스 헴스워스는 기부와 함께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호주 산불 진화를 위해 노력하는 단체를 지원하는 링크를 게시하고 도움을 호소하며 함께 돕자는 뜻을 밝혔다.
이 밖에도 헴스워스는 작품 중 동생인 록키 역의 배우 톰 히들스턴과 함께 어린이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등 다양한 선행을 보였는데 한국 드라마 토르:러브 앤드 썬더라는 영화 제목에 어울리는 사랑과 천둥의 신 토르임에 틀림없다.7) 마크 라팔로
헐크 역의 배우이자 연기파로 여러 영화에서 실력을 발휘해오고 있는 마크 라팔로. 그는 배우들처럼 환경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회성으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운동을 위한 단체를 직접 설립할 정도로 주체적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또 할리우드 미투 운동을 촉발한 유명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 파문 때 즉각 와인스타인을 비난할 정도로 올바른 일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데 항상 앞장섰던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 2019년 4월에는 유색인 종과 여성의 발언권과 더 많은 기회를 위한 프로젝트인 ‘더 솔루션스 프로젝트(The Solutions Project)’를 지원하기 위해 ‘워머신’의 톰 치와 ‘스타로드’의 크리스 플랫, ‘캡틴 아메리카’의 크리스 에번스 등 어벤져스 멤버들과 함께 T셔츠를 판매했다.
심지어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팬데믹 사태로 영화인과 스태프가 일자리를 잃자 이들의 생계를 돕기 위한 기금에 참여하는 등 업계의 어려움 때문에 선뜻 손길을 내밀기도 했다. 어쩌면 가장 다양한 곳에서 많은 사람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배우가 아닐까.8)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MCU의 얼굴이자 개국공신이자 가장 대표적인 영웅인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수년간 다양한 활동을 통해 선행을 펼쳤다. 자선행사에서의 모금은 물론 2016년에는 조금 독특한 자선단체를 설립하기도 했지만 랜덤 액트펀딩(Random Act Funding)이라는 이름이었다.
이 자선단체는 특정 활동뿐 아니라 세계 어디서나 필요한 일이 있으면 기구를 설치하거나 소원을 들어주는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혼돈과 파괴의 20대를 보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현재의 삶과 위치로 끌어올린 주역이자 구원자 부인 수잔과 함께 설립한 이 자선단체는 2016년 설립 이래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단체에 기부한 사람들에게 (현지 한정이지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일정에 동행할 기회를 주거나 VIP 시사회에 그와 함께하는 기회를 주는 등 팬 서비스까지 겸한다는 점이었다. 자신의 인기와 명성을 긍정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는 꽤 흥미로운 대목인 것 같다.
최근에는 한쪽 팔이 없는 소년 알렉스 미넬로를 초청해 아이언맨의 팔 파츠를 본뜬 의수를 전달하는 모습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3D 프린터로 제작된 이 의수는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의 한 학생이 만든 작품으로 전기 신호를 전달해 실제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알렉스는 의수를 착용하자마자 손가락을 움직여 보이곤 했다. PNN 에디터 희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