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여자의 노래 (문정희)

가브리엘라의 노래 (Gabriella’s Sang) (영화 ‘천국에 있기를’ 2004) 중년 여성의 노래

문정희 시

봄도 가을도 아닌 이상한 계절이 왔다

아찔한 뾰족한 신발도 낮을 뿐 코까지 치켜들고 다녔는데

낮고 편안한 신발 하나가 되는 대로 꺼내도 세상이 반쯤은 보이는 계절이 왔다.

예쁜 옷, 화려한 장식, 모든 것이 귀찮고 숨막힐 정도로 가슴을 죄던 그리움도, 오는 것도 모두 벗어 버리고 노블라진 가슴 동해에 흔들리지도, 바라보는 것도 없이 좋은 계절이 찾아왔다.

입을 열면 아이 이야기의 신경통 이야기가 열매보다 크고 낙엽보다 붉게 무성해지는 굵고 멋진 계절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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