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NDS] 파이어 엠블럼 신·암흑룡과 빛의 검 (1990,2008) 리뷰

1990년이 원작, 2008년에 NDS에서 리메이크된 작품입니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 그래도 인생은 자신의 길을 살아가야 하는 법.1) 서론

동호회를 오랫동안 함께 이끌어주신 브라이트 함장님 블로그에 놀러갔습니다. 그리고 부끄러운 고백을 했습니다. 10대 때 이후로 즐겁게 게임을 했던 기억이 별로 없어요.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40살입니다. 갈림길에 서 있어요. 열심히 일해서 통장 잔고가 늘었지만 별로 즐겁지 않았어요. 일을 마치고 길렌의 야망에 돌격하는 동호회 제이엘님의 순수한 열정이 너무 부러웠습니다. 제이엘님은 상냥하게 권하셨네요. 하고 싶은 거 해보세요. 뭐 어때요? 심지어 파이어 엠블럼이면 명작 중인 명작. 최고의 게임이 될 수 있다고 강력히 추천해 주었습니다.

닌텐도 스위치를 구입했고 파이어 엠블럼 풍화설월도 물론 구입했고. 저는 SFC 시절 추억이 떠올랐어요. 10대 때는 걱정 없었어요. 왜냐하면 과거를 헛되이 되새기고 후회하지 않고, 또 미래를 설계하려고 초점을 함부로 옮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에만 몰두하던 그때가 돌이켜보면 행복했던 시절이었음을… 20년이 넘어야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오늘 현실을 우울하게만 있기에는 사실 그것도 좀 아까워요.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도전을 불태워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약 22시간 동안 타오르는 거침없는 도전의 시작!

2) 본론

지난 20년간 해온 게임 중에 제일 재밌었어요. 라고 동호회 단톡방에 올렸습니다. 간단한 일본어 문장 정도는 갑자기 읽을 수 있었기 때문에 공감능력도 높아지고 비참한 처지의 주인공 마르스에게 감정이입도 컸기 때문이겠죠. 착한 누나는 적군에게 끌려갔고 부모님은 동맹 아군의 배신으로 목숨을 다했고, 가지고 있던 귀중한 보물마저 모두 사라져 버렸습니다. 모든 것을 잃었다고 느낄 때 과연 우리의 삶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운명이 억울해도 견디고 살아남아야 해요. 괴로움의 장에서 과감히 도망쳐야 합니다. 잃은 것만 보지 말고 할 수 있는 일에 초점을 맞추는 마르스. 그리고 하나 둘 모이는 동료들. 그리하여 “암흑으로 물들어가는 세상을 바꾸겠다”는 젊은이들의 야심을 플레이어의 지휘 속에서 차례차례로 한 걸음씩 이루어 나갔습니다. 이것은 대리만족으로서 훌륭한 성취감을 주는 경험이었습니다. 인생은 그렇습니다. 살아봐야 한다는 것이고 어쩌면 즐거움도 슬픔의 구간을 건넜다가 (또는 건너다) 다시 발견될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늦은 시간, 거의 한밤중이 될 무렵, 비가 그친 밤하늘은 유난히 맑아 반짝이는 별을 몇 개 볼 수 있었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느끼는 아름다운 시간이었어요.

(욕심이나 업적에서 벗어나) 부담이 적고 편안한 노멀 난이도로 선택해 레벨을 상당히 높여준다는 투기장 노가다는 과감하게 뛰어넘었습니다. 따라서 대략 1화 클리어당 1시간 정도의 매우 적합한 분량이었습니다. 아군은 점점 강해져 갔고, 클래스 체인지도 망설이지 않고 점점 하게 해주었습니다. 동네 상점, 비밀 가게를 오가며 전설적인 무기조차 필요에 따라 과감하게 장비를 갖추고 뛰어들었습니다. 새삼스럽게도 어렸을 때의 저로서는 용기 같은 스킬이 전혀 없었던 것이 생각납니다. (옛날 PM일 때는 좋은 장비를 일부러 너무 아껴뒀어요) 사실 조금만 용기를 내도 얼마든지 좋은 거였어요. 상처는 아물 수 있는 것이고 회복할 수단은 옆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흐르는 시간이 우리를 치유하고 때로는 함께 있는 사람들이 우리를 다시 웃게 만듭니다.

카인, 아벨, 드가, 오그마 등 초기 멤버들의 든든함, 연인 양치의 따뜻함, 미네르바의 용맹함, 파올라를 선두로 페가수스 세 자매의 멋진 협력 공격. 레벨업 하면서 능력치 1씩 커져가는 소소한 기쁨. 다양한 마법을 구사하며 철벽을 자랑하는 암흑사제마저 보내버리는 아군의 멋진 모습이 추억으로 잘 기억됩니다. 아, 그리고 막상 주인공은 좀 약한 느낌이 있어서 각종 버프 아이템을 혼자 거의 독점하면서 억지로 커졌는데 종장에서는 라스보스를 한 턴에 날려주고 맹활약을 해주더군요.

3) 끝내고

작은 일에도 기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랬습니다. 왜냐하면 작은 기쁨이 있기에 현실의 큰 고난을 견딜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FM 신암흑룡은 그 작은 기쁨으로 가득 찬 명작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오늘 리뷰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당신이 옆에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 한마디가 담고 있는 따뜻함을 가슴에 간직하고, 사람들에게 감사할 수 있는 자신이길! 셀프 응원하게 됩니다.

  • 2020.11.21.씨북 / 2021.02.15.네이버로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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