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 카메라와 일반 디지털 카메라는 어떻게 다른가? 위성 사진의 원리를 조사하다

휴대전화나 인터넷 지도를 통해 전 세계의 위성사진을 손쉽게 볼 수 있는 시대. 여러분은 우주에 떠 있는 인공위성으로 지상을 어떻게 촬영할지 상상해 본 적이 있나요? 큰 디지털 카메라로 줌을 엄청 당겨서 찍는 모습을 떠올리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인공위성 카메라는 일반 디지털 카메라와 원리가 비슷한 것 같아 다르다고 합니다. 그 차이를 쉽고 자세하게 알려드릴게요. 🙂

렌즈와 반사경의 차이

디지털 카메라와 위성 카메라의 기본 원리는 동일합니다. 빛을 모아 상을 포착한 후 디지털 프로그래밍을 통해 이미지를 만들어냅니다. 빛을 모으는 장치의 지름이 클수록 더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디지털 카메라는 대부분 렌즈로 된 형태를 하고 있는 반면 위성 카메라에는 반사경(거울)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위성 카메라에 렌즈 대신 반사경이 사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공위성은 가능한 한 크기를 줄이고 가볍고 튼튼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크기가 커지면 무게가 무거워져 우주까지 쏘아 올리는 데 비용이 많이 들고 강도가 약하면 극한의 우주 환경을 견디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유리 렌즈는 이러한 조건에 크기와 형상, 가공 등의 이유로 많은 제약을 가지고 있어 적합하지 않습니다.

유리 렌즈는 빛을 통해 상을 모읍니다. 그래서 가운데가 투명해야 하고 양쪽을 가공해야 합니다. 성능을 높이기 위해 큰 렌즈가 필요할 경우 가공이 매우 까다롭거나 불가능해집니다. 크고 강도가 높은 유리 렌즈를 만들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무게도 무거울 수밖에 없겠네요. 뿐만 아니라 안경테처럼 테두리만으로 고정할 수 있기 때문에 단단히 고정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여러 장의 렌즈 구조를 볼 수 있는 단면도/출처: wikimediacommons 또한 디지털 카메라 렌즈는 경통 안에 볼록렌즈와 오목렌즈가 여러 장 나열되어 있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이는 렌즈의 색수차를 줄이고 배율을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고성능, 고배율 렌즈 시스템을 만들려면 여러 장의 렌즈를 사용해야 하며 그만큼 경통의 길이도 길어집니다. 흔히 ‘대포렌즈’라고 불리는 망원렌즈가 긴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수십 미터 거리의 피사체를 촬영하는 데도 대포렌즈가 사용되는데 600km 상공의 위성에서 유리렌즈로 땅을 찍으려면 경통의 길이가 엄청나게 길어야겠죠?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의 앞과 뒷면/출처: NASA이지만 반사경은 다릅니다. 반사경은 반사면을 사용하기 때문에 빛을 부러뜨릴 수 있고, 이로 인해 긴 카메라도 짧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한쪽 면만 사용하기 때문에 양면이 사용되는 렌즈보다 가공성이 상대적으로 우수합니다. 뒷면은 평평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경량화로 무게를 줄일 수 있도록 다양한 가공이 가능합니다.

일반적으로 우주망원경이나 위성에 탑재되는 대형 반사경의 뒷면은 벌집 모양의 ‘벌집(honeycomb)’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벌집 구조는 매우 안정적이며 적은 면적에서도 큰 압력을 견딜 수 있습니다. 덕분에 반사경이 우주 환경에서도 휘거나 뒤틀리지 않고 견고하게 유지될 수 있습니다. 빈 공간이 많은 형태이기 때문에 무게가 줄어드는 장점도 있습니다. 벌집 구조를 활용하면 뒷면을 평평하게 묻었을 때보다 반사경의 무게를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영상 출처 : NASA

그럼 반사경으로 상을 어떻게 포착할 수 있을까요? 위의 영상은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빛을 받아들이고 상을 포착하는 방법을 보여줍니다. 각 거울은 빛을 받아들이면 상을 확대시키면서 빛을 모아줍니다. 또 빛이 일직선으로 통과하는 렌즈와 달리 특정 방향으로 지그재그로 반사돼 이동하기 때문에 전체 길이가 상대적으로 짧아집니다.

다만 정확한 상을 받기 위해서는 경면 가공이 매우 정밀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는 수십 nm(나노미터) 수준에서 머리카락을 1/1,000 굵기로 자르는 수준의 정확도를 요구한다고 합니다.

1979년 허블우주망원경의 주반사경을 가공 중인 이미지/출처: NASA 때문에 위성 카메라용 대구경 반사경 기술은 미국과 프랑스, 러시아 등 일부 국가만이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전략물자에 포함돼 기술이전도 엄격히 제한돼 국산화도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2013년 지름 800mm의 초경량 반사경의 국산화를 이루게 됐습니다.

이후 2014년 지름 1m의 반사경 개발을 거쳐 2016년 3월에는 실리콘 카바이드(SIC) 소재의 비구면 우주용 반사경 개발에도 성공했습니다. 이 SIC 비구면 반사경 개발에는 한화시스템(한화탈레스)도 함께 참여했습니다. 또 2021년 3월 발사된 차세대 중형위성 1호 탑재체의 고해상도 카메라에는 모두 국산화된 반사경이 적용됐습니다.

촬영 방식의 차이

그렇다면 이렇게 받아들여진 빛은 어떻게 사진이 되는 것일까요? 일반적인 카메라는 셔터가 빨리 개폐되고 순간적으로 들어온 빛이 상으로 연결됩니다. 과거에는 필름에 이미지가 새겨져 있었고 최근에는 디지털 이미지 센서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위성카메라도 초점면에 빛을 모아 모은 빛을 전자신호로 변환하는 과정은 비슷합니다. 하지만 위성 카메라는 일반 카메라처럼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지 않고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상을 기록합니다. 인공위성이 정지하지 않고 지구 주위를 빠르게 공전하기 때문입니다.

위성사진 촬영의 두 가지 원리(위스크브룸/푸시룸)를 보여주는 애니메이션/출처: NASA 일반 카메라가 도장을 찍듯 면을 찍는 것과 달리 위성 카메라는 복사기나 스캐너처럼 선형적으로 상을 스캔합니다. 초기 위성 카메라는 마치 빗자루가 쓸리듯 상을 기록하는 위스크블룸 방식으로 시작됐고, 최근에는 일정 범위를 수직으로 한 번에 스캔해 내려가는 푸시블룸 방식으로 발전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촬영한 데이터를 위도·경도 및 지형 정보에 맞게 매핑하고 모자이크처럼 연결하면 우리가 보는 위성 사진이 완성되는 것입니다.

해상도의 차이

이러한 촬영 방식의 차이 때문에 해상도를 나타내는 기준도 다릅니다. 일반 디지털 카메라는, 「화소」로 해상도를 나타냅니다. 화소란, 디지털 이미지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점)입니다. 예를 들면 1,000만 화소라고 하면 한 장의 이미지를 1,000만 개의 점으로 표현한다는 뜻입니다. 점이 많아질수록 이미지가 더 정교해질 거예요.

한편 위성 카메라는 해상도를 cm, m 등의 범위에서 나타냅니다. 이것은 1픽셀로 그만큼의 범위를 나타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즉, 1m급 위성 카메라는 1픽셀로 지상의 1mx1m 공간을 담습니다. 화소와 달리 단위가 작아질수록 이미지가 정교해집니다. 예를 들어 1,000×1,000픽셀 크기의 이미지로 1m급 카메라는 1㎢ 범위의 지형을 볼 수 있지만 0.5m급 카메라는 0.25㎢ 범위를 더 자세히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군사용이 아닌 민간 상용 위성 중 최고 해상도는 0.3m급 수준입니다. 이것은 1픽셀에 30cmx30cm의 공간을 담을 수 있으며 위성사진으로 도로 위의 자동차 종류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이런 0.3m급 광학위성을 한국에서도 개발 중이라는 사실 아시나요? 세트렉아이 ‘스페이스 아이티(Space Eye-T)’가 주인공입니다.

세트렉아이 스페이스아이티(SpaceEye-T)

출처 : 세틀렉아이 홈페이지 세틀렉아이는 국내 최초의 위성인 우리별 1호 개발인력을 중심으로 1999년 설립된 위성개발 전문기업입니다. 세계적으로 검증된 위성 시스템 개발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위성 시스템을 해외에 수출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기도 합니다. 2021년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분을 인수해 협력관계가 됐습니다.

출처 : 세트렉아이 홈 페이지 세트렉아이 스페이스아이 시리즈는 다양한 목적과 관측 환경에 대응하는 고성능 지구관측위성입니다. 이 중 현재 2024년 발사를 목표로 개발 중인 스페이스 아이티는 0.3m급 초고해상도 전자광학 탑재체를 탑재한 위성입니다. 지도 제작, 농업, 재해 대응, 국토 관리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용될 전망입니다.

출처 : 세틀렉아이 홈페이지 세틀렉아이는 위성시스템 기술뿐만 아니라 한국아리랑위성(2/3A/5호) 영상을 독점 제공하는 SI Imaging Services와 인공지능 기반 위성영상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SIAnalytics를 자회사로 설립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지구 관측 솔루션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스페이스 IT 개발이 성공하면 얼마나 풍부한 위성 관측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

일반 디지털 카메라와 비슷한 듯 다른 위성 카메라의 원리. 쉽게 이해가 되셨나요? 앞으로 광학위성 기술이 발달해 보다 정교한 위성사진을 얻을 수 있게 되면 우리 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영화에서 본 것처럼 위성 이미지로 범죄 현장을 잡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위성 사진의 다양한 용도를 상상해 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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