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본다> 심채경 <하늘 문학자는 별을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심채경 평점: 4/5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는 심오한 천문학 이야기를 담기보다는 여성 과학자인 저자의 인생 이야기에 천문학을 보탠 책이다. 고등학교때 천문학과를 가고자 했던 나의 추억과 과학자들의 인생이야기가 나를 조용히 이끌었다.

일기 속에는 두려워하는 내가 있다. 졸업할 수 있을지 두려웠고 졸업 후에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두려웠다.떠난 사람들은 안 남은 것이 아니라 안 남는 것을 선택했으므로 남은 사람들은 안 간 것이 아니라 안 가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이제는 알 수 있어 어느 쪽을 선택해도 묵묵히 그 길을 걸으면 된다는 걸<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심채경. p31 내가 대학생 때 가졌던 마음이었다. 대학원보다는 빨리 취업해서 월급 받는 사회인이 되고 싶었다. 취직할 수 있어!라는 자신감과 열정도 있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나를 지켜줄 울타리가 없어지는 것 같아 불안했다. 반면 대학원에 진학해 계속 학문의 길로 접어든 친구들도 있었다. 모두 불안감을 갖고 있었고, 그 속에서 용기를 내어 각자의 길을 걸어갔다.막상 졸업과 취업을 준비하는 그 과정에서는 나의 불안감만 가장 컸던 것 같은데 돌이켜보니 우리 모두 걱정하고 불안해했고, 모두 마찬가지였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너는 잘하다 보면 너만의 특질과 큰 가능성이 있다고 네가 발을 헛디디면 앞 뒤가 아니라 사방, 아니 만방에 길이 열린다고 왜 아무도 말해주지 않느냐?<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심채경, p62~20세, 21세 뿐만 아니라 살아 숨쉬는 모두에게 필요한 말이다. 나이가 무엇이든,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어도 아무리 불안해도 다시 나를 확실하게 일으켜 세워 주는 따뜻한 말이다.

그러나 기초부터 하나하나 재검토할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고, 그런 시간도 만들기 어렵네요. 하지만 대신 깨달은 것은 있어요. 연습부족으로 생긴 틈새는 그 원리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함으로써 메꿀 수 있다는 것. 잘 쉬면 다시 잘 달릴 수 있겠죠?<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심채경, p70 최근 특히 토익 공부를 시작한 나에게 전해지는 말. 매번 어렵다고 싫어하던 영어 문법을 기초부터 다시 시작하기에는 시간이 아깝고 퇴근해서 공부하는 나에게 효율적이지도 않다. 대신 그 틈새는 찾아보고 바로 메워야겠지… 과학자도, 회사원도, 대학생도 다 같은 생각을 갖고 사는 것 같아.

어머니가 일을 한다는 것. 이 짧은 문장 속에는 너무나 많은 한숨이 담겨 있다.비난의 대상은 아픈 아이도, 달려오는 엄마도, 뛰지 못하는 아빠도 아니다.<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심채경, p105, p107 사회인이 되면 더욱 느낄 수 있는 말. 특히 요즘 코로나 때문인지 더욱 와닿는 말이다. 아이가 열을 올리면 유치원에 가지 못해 맞벌이 부모는 아이를 근무시간 중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에 빠진다. 재택근무, 연차, 보육교사 또는 1명의 휴직/퇴사.예전보다 사회가 이 부분에 더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안다. 하지만 아직은 모두를 위해 더 개선되어야 하고 발전해야 할 부분임에는 분명하다.

누구나 저마다 삶의 흐름이 있기 때문에 나는 인생을 따라다니며 지금 이러고 있다.<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심채경. p145 누가 알았을까. 내가 전공으로 취직한다는 걸. 재수생 대신 생각하던 그 학과가 나를 취직시켜 밥벌이를 해줄 줄은 몰랐다. 어쩌다 보니 이렇게 돼서 나는 지금 행복하게 살고 있다.글쎄, 생각이 많을 땐 고민은 잠시 멈추고 인생으로 흘러가는 것도 좋을 거야.

비록 부모님은 나름대로의 삶의 대가이지만 내가 가는 길은 그 방향이 아니다. 지구를 떠난 탐사선처럼 내가 내 삶을 향해 더 치열하게 나아갈수록 부모님과 공유할 수 있는 것은 줄어든다. 점점 멀어지는 것이다.그 아이가 마지막으로 잠시 나를 돌아본 후 나만의 우주를 향해 날아갈 때 나는 그 뒷모습을 묵묵히 지켜볼 것이다.그리하여 우리는 각자의 우주를 만들어간다. 맞아, 어른이 될 거야<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심채경, p154, p156 나의 부모님도 같은 마음이었을까. 제가 대학생이 되고 처음 집을 나왔을 때 취업 가까운 곳이지만 완전히 독립했을 때.학교든 회사든 내가 합격했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함께 기뻐하고 축하하고 심지어 눈물까지 흘리며 기뻐했던 부모님의 모습이다. 내가 이렇게 커서 당신들의 가슴을 한걸음씩 떠나는 모습을 보니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던 것 같아. 한편으론 걱정도 되고, 제 역할을 잘할 수 있을지 불안도 있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집으로 점점 멀어지는 모습을 보고 서운했을 것이다. 그래도 항상 내가 가는 길을 묵묵히 응원해 줄 것이다.부모님이 나를 묵묵히 지켜볼 때 나도 함께 묵묵히 부모님이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지켜봐야죠. 항상 바라보면서 이제는 내가 아빠, 엄마의 우주를 바라보며 껴안아야 한다.

정리한 인상 깊었던 내용들이 천문학보다는 인생 얘기인 걸 보면 과학자나 직장인이나 사람 살기는 다 마찬가지인 것 같다.천문학 한 스푼은 인생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지루한 천문학이라며 이 책을 멀리하기보다는 지나온 과정을 생각하면서 작가의 이야기에 공감하면서 읽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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