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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무런 감동 없이 당당하게 살고 있는 태양계라는 마을이 사실 이렇게 놀라운 곳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매일 보던 태양이 조금 달라 보이기도 한다. 아, 저 태양이 1억5000만 km 떨어진 곳에서 빛나고 있는데 이렇게 따뜻하구나. ‘저 태양 하나에 기대어 내가, 그리고 인류가, 다른 모든 생명이 삶을 이루고 있구나.’ 이렇게 생각하면 정말 나 자신이 우주의 일부라는 실감이 치밀어 오른다. 그런데 이런 사실보다 더 놀라운 사실이 있다. 우리가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도 모른 채 무서운 속도로 우주 속을 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지금 여러분은 강제로 1초에 350m의 공간이동을 하시는 중이다. 지구의 자전운동 때문이다. 지구가 24시간에 한 바퀴 돌으니 지구 둘레 4만 km를 달리는 셈이다. 적도 지방에 사는 사람이라면 1초에 500m씩, 북위 38도 정도에 사는 우리는 350m씩 이동하는 것이다. 이는 음속을 뛰어넘는 수치로 시속 1300km나 되는 맹렬한 속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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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것은 단지 시작일 뿐이다. 2단계로 지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분을 태우고 태양 주위를 쉬지 않고 달리고 있다. 그러니까 지구 반경 1억 5천만㎞의 원주를 1년에 한 바퀴 도는 셈인데 그 속도가 무려 초속 30㎞다. 그래도 우리는 왜 못 느끼지? 우리가 지구라는 우주선을 타고 함께 움직이기 때문이다. 갈릴레오의 상대성 이론이다. 3단계가 또 있어. 우리 태양계 자체가 은하핵을 중심으로 초속 220km로 돌고 있다. 이렇게 맹렬한 속도로 달려도 은하를 한 바퀴 도는 데 무려 2억 3천만 년이 걸린다. 태양이 은하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을 1은하년이라고 하는데, 태양의 은하년 나이는 20세 정도 된다. 앞으로 그만큼 나이가 들면 태양도 인생을 마감하게 된다.
어쨌든 이 정도만으로도 취할 것 같지만 문제는 아직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은하도 맹렬한 속도로 우주공간을 달리고 있다. 우리 은하는 안드로메다 은하, 마젤란 은하 등 약 50여개 은하로 구성된 국부 은하군에 속해 있는데, 지금 이국부 은하군 전체가 처녀자리 은하단의 중력에 이끌려 무려 초속 600㎞로 바다뱀자리 쪽으로 달리고 있는 중이다.마지막으로 결정적으로 하나 더! 우주공간은 지금 이 순간에도 빛의 속도로 끝없이 팽창하고 있다. 넓은 우주 공간을 수천억 개의 은하가 비산하고, 그 무수한 은하 중 하나의 조약돌인 우리 은하 안에서, 태양계의 지구 행성 위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이 우주 속에서 원자 알갱이 하나도 한동안 제자리에 머무는 놈이 없는 셈이다. 이처럼 삼라만상 모두 쉬지 않고 움직이는 것이 바로 이 대우주의 속성이다. 이를 일컬어 일체 무상이라고 한다.여러분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주의 일체의 무상 속에 잠겨 있는 것이다. 이는 소설이나 공상이 아니라 100% 실화다. 이 정도면 어지러워? 그러나 우주는 너무나 조화를 이루어 우리는 이 모든 큰 움직임 속에서도 보호를 받으며 이렇게 평온 속에서 살고 있다. 이것이 바로 기적이 아니라 무엇일까.
오늘도 비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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