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최초의 아랍어 영화 완벽한 타인의 뭇매를 맞고 동성애를 지지하는 이집트에서 만든 완벽한 타인.

넷플릭스 최초 아랍어 영화 ‘완벽한 타인’의 뭇매… ‘동성애 지지한다’ 뉴시스 입력 2022-01-27 14:25

아랍 국가들을 겨냥한 최초의 아랍어 영화 제작

‘완벽한 타인’ 동성애·혼전 성관계 등 논란

동성애 조장 이집트 도덕 파괴 비판

‘픽션과 현실을 구분해야’ 옹호 주장 있음

[서울=뉴시스]넷플릭스에서 최근 개봉한 첫 아랍어 영화 ‘완벽한 타인(Perfect Stranger)’ 스틸. (사진=넷플릭스 홈페이지 사진 캡처) 2022.01.27.

[서울=뉴시스]인턴 송재민 기자 =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첫 아랍어 영화 ‘완벽한 타인’이 동성애·혼외 성관계 관련 장면 등으로 인해 보수적인 이집트 문화로 논란이 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잡지 아웃, 이스라엘 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최근 아랍 국가를 겨냥해 첫 아랍어 영화 ‘완벽한 타인’을 제작했다. 넷플릭스 영화 ‘완벽한 타인’은 2016년 이탈리아에서 개봉한 같은 이름의 영화를 리메이크해 2018년 한국에서도 제작된 바 있다.

해당 영화는 한 무리의 친구들이 식사를 위해 모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들은 ‘재미로’ 함께 저녁을 먹으며 휴대전화에 울리는 문자메시지, 이메일, 통화 등을 공유하기로 한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사건이 전개되면서 휴대전화를 통해 혼전 성관계, 불륜, 동성애 등 각자 숨겨왔던 비밀이 밝혀진다.

이에 많은 보수파가 이집트 문화에서 금기시되는 이야기를 담았다는 이유로 해당 영화를 비난하고 있다.

한 이집트 변호사는 “해당 영화가 이집트 사회의 규율에 대해 도전장을 내밀었다”며 “해당 영화가 가족의 가치를 파괴하고 동성애를 조장한다”고 비난했다.

이집트의 모스타파 바쿠리 의원은 영화에서 한 아버지가 10대 딸과 혼전 성관계를 논의하는 장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집트 내 넷플릭스 전면 금지”를 주장하며 국회 긴급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이집트 시골 지역에서는 여전히 혼전 성관계를 맺은 여성에게 명예살인을 자행하는 등 혼전 성관계를 절대 금기시하고 있다.

또 아이먼 마후즈 의원은 “이 영화가 동성애를 부추겼다”며 넷플릭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정부에 해당 영화에 대한 상영 중단을 요청했다.

이집트 법률은 동성애를 명시적으로 금지하지는 않지만 방탕을 금지한다는 명목으로 동성애를 처벌하기도 한다.

아울러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영화 ‘완벽한 타인’에 출연한 배우들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집트 여배우 모나자키는 극중 상의를 입은 채 속옷을 벗어 가방에 넣는 장면 때문에 집중 포화를 맞았다. 이 장면이 이집트의 가치와 도덕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는 SNS 이용자들은 배우들에게 욕설과 모욕도 서슴지 않았다.

이에 대해 테렉 세나위 영화평론가는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여배우 자키에 대한 공격이 충격적인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사람들이 픽션과 현실을 혼동하는 것 같다”며 “배우들과 영화 내용은 아무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마그다 모리스 예술평론가는 “이 영화는 동성애를 부추기지 않았고 우리의 전통을 더럽히지도 않았다”며 “이집트에서 이 영화 상영을 금지할 수는 없다. 영화를 싫어하는 사람은 보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칼레드 알리 전 대통령 후보도 SNS를 통해 “아랍권 영화가 이전에 무시해온 현실에 관해 이야기하는 대담하고 파격적인 영화”라고 해당 영화를 평가하며 “아무리 부인하고 무시해도 다가오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집트 내 논의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 측은 아직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뉴저지=AP/뉴시스]넷플릭스 애플TV 앱 아이콘 2022.01.27. ☞ 공감미디어뉴시스 [email protected] – K-Artprice, 유명 미술작품 가격 공개 – 뉴시스 빅데이터 MSI 주가 시세표 바로가기 < 저작권자 ⓒ 공감미디어뉴시스 통신사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코픽스 통신원이 전하는 최신 뉴스 – 각국에서 사랑받는 한류 뉴스부터 그 나라의 문화 뉴스까지 매일 새롭고 알찬 정보 제공 – * 넷플릭스 최초의 아랍어 오리지널(자체제작 콘텐츠) 영화가 20일 개봉한 이후 이집트에서는 영화 내용에 대해 논란이 뜨겁다. 이탈리아 원작 ‘퍼페티 스코노시우티(Perfect Strangers)’를 리메이크한 이 영화는 한국에서도 ‘완벽한 타인’이라는 제목으로 2018년 리메이크된 바 있다. 아랍어 리메이크 영화의 타이틀은 <أصحاب ولا أعز>(Ashab wala Aaz)> 혹은 영어로 <Perfect Strangers> 두 가지가 병용되고 있으며 (넷플릭스 한국어 제목은 <위험한 초대>), 레바논에서 제작되어 레바논과 이집트의 배우들이 출연했다.

<영화 ‘퍼펙트 스트랑거스’ 포스터 – 출처 : 넷플릭스>

영화는 친구들이 부부 동반 저녁 식사를 하고 자신의 휴대폰으로 오는 모든 전화, 메시지를 공개하기로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각자가 은밀하게 갖고 있던 비밀이 밝혀지면서 영화는 혼전 성 경험, 불륜, 동성애 등의 이슈에 대해 다루게 되는데, 이에 이집트에서는 동성애를 옹호하고 가족 가치를 훼손시킨다며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한 변호사는 넷플릭스에서 이 영화를 이집트 지역에서 상영을 금지할 수 있도록 소송을 준비하고 있으며, 다른 일각에서는 영화의 작품성을 옹호하는 의견도 볼 수 있다.

각종 언론도 이 사실을 뜨겁게 다루고 있다. 소셜미디어에도 이 같은 두 의견이 정면 대립하는 가운데 영화에 출연한 이집트 국민배우 모나자키(Mona Zaki, Maryam 분)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에는 그녀가 맡은 배역은 부끄러운 일이고, 더욱이 이 영화에 출연한 그녀의 행동이 그의 남편과 아이들에게 불명예가 된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의견과 그녀의 연기력과 작품성을 격려하는 응원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 영화는 개봉 몇 시간 만에 넷플릭스 이집트 콘텐츠 순위 1위를 차지하며 며칠째 1위를 이어가고 있다.

<논란에 휩싸인 이집트 배우 모나자키 – 출처: 모나자키 공식 인스타그램(@monazakiofficial)>

이집트에서는 동성애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지 않지만 다른 법조항(방탕죄 또는 성매매법 위반) 등으로 체포 및 법적 제재를 가할 수 있다. 지방에서는 혼전순결을 지키지 않은 소녀에 대해 명예살인이 일어날 정도로 혼전순결에 대한 가치가 엄격히 지켜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집트에서 이런 주제를 담은 영화나 드라마가 방영된 것은 처음은 아니지만 주제가 드라마의 전면에 나타나기보다는 은유적으로 나타나거나 희화화하는 방식으로만 표현돼 왔다.

특히 개봉 영화의 경우에는 동성애, 트랜스젠더 등의 캐릭터가 나오면 검열 과정에서 상영 불가로 판정되기 때문에 영화 ‘웨스트 서먼드 스토리(West Side Story)’가 최근 중동 7개국에서 상영이 제한된 바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넷플릭스를 플랫폼으로 하고 있어 국내 검열 과정 없이 방영될 수 있었다. 예술가들은 예술의 주제에 대한 도덕적 종교적 잣대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창의성을 훼손하며 예술의 진보를 막는다며 이 영화에 대한 지지를 보이고 있다.

아랍 시장에서 스트리밍 서비스가 보편화되고 있고, 이 사례처럼 논쟁의 여지가 있는 주제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온라인 장이 펼쳐짐에 따라 이것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변화와 사회적 합의를 유도할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주목된다. 한편 이번 논란은 아랍의 보수적 사회적 분위기와 문화적 현실에 대해 여실히 체감하게 한다. 아랍 지역에서는 성에 대한 주제에 큰 거부감을 느끼게 할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일례로 수년 전 한국 드라마 ‘K2’가 초반 중동 지역을 배경으로 많은 관심을 끌었고, 그 지역에 파병된 남자 주인공이 히잡을 쓴 여성과 키스신이 있었던 것에 대해 “무슬림 여성은 저렇게 행동하지 않는다”며 거센 항의를 하기도 했다.

중동은 다른 나라에서 다른 언어로 제작된 영화에 대해서는 비교적 수용적이지만 아랍 영화의 경우 보다 도덕적인 기준이 요구되는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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