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한국 영화나 드라마도 한글 자막으로 봅니다. feat. 활자 중독이 아닙니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눈에 보이는 간판이라면 읽느라 바쁘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다. 이 행위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영어든 중국어든 맞든 틀리든 보이도록 읽는다. 상점이나 마트 등에 붙은 전단지도 예외는 아니다. 누가 인정해주는 것도 아닌데 눈여겨보느라 바쁘다. 서점은 말하면 어떡하지? 똑바로 서 있든 누워 있든 책 제목을 빠르게 스캔한다. 혹시 활자 중독이 아니냐고? 나도 그런 줄 알았어.
활자로 인쇄된 것은 모두 읽어야 안심할 수 있는 심리상태를 활자중독이라고 부른다. 저자 명로진은 나는 활자 중독자입니다라는 제목의 책을 썼다. 어릴 때부터 몸에 밴 습관으로 자신의 마음을 위로해 준 것은 책이라며 자신을 독서중독자라고 한다. 이처럼 거의 글을 많이 읽는, 즉 다독가에 붙지만 한 달에 많아야 10권을 겨우 넘는 나로서는 (지난달 기준) 책 속에 완전히 묻혀 사는 게 아니어서 내게 해당되는 말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중독이든 아니든 그 중 하나가 추가됐다.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나는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한글 자막을 넣는다. ‘넷플릭스’가 활성화되기 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중국은 표준어인 베이징어와 발음이 다른 소수민족을 배려해 TV나 영화 등에도 중국어 자막을 표기한다. 덕분에 영화를 볼 때 큰 무리가 없을 뿐만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더할 나위 없는 학습장이다. 하지만 한국은 굳이 그러지 않아도 돼 한글 자막을 생각하지 않았다.
드라마 대본을 ‘보는’ 느낌.
귀로 들으면서 시청할 때와 눈으로 문자를 볼 때의 차이가 크다. 내용이 눈에도 박힌 탓인지 오히려 몰입이 좋고 배우로서 빙의된 느낌이다. 해당 역의 감정이나 마음까지 들여다보는 기분이랄까.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려는 외국 영화의 한글 자막과는 또 다른 형태다.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보는 재미(?)도 꽤 있다. 이 영역이야말로 태평양이라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지만 내가 분명히 아는 선에서 잘못된 활자를 발견하면 괜히 뿌듯하다. 거꾸로 배우기도 한다.
저 말을 저렇게 써?(국어사전검색) 아 그렇구나! 하나 더 배웠어!”
앞서 말했듯이 나도 책 읽는 것을 게을리하지는 않지만 닥치는 대로 읽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글자막만큼은 앞으로도 함께할께! 어느새 습관화되어 자동이다. 넷플릭스 관계자분들 한국 드라마나 영화 많이 올려주세요!
| 화면 캡처: 넷플릭스